柳宗夏신임외무장관은 8일오후 주한외교사절 가운데 처음으로 제임스 레이니미국대사의 예방을 받고 30여분간 환담했다. 장관에 취임한지 하루만의 일이다.
다른 나라 대사의 柳장관 방문일정은 잡히지도 않았다. 레이니대사의 신속한 柳장관 방문은 韓美관계에 대한 양국의 중시(重視)태도를 반영한다.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국회에 대한 인사 등 柳장관의 일정이 바빠 다음주에 방문하는 것이 어떠냐고 얘기했으나 미국 대사관측에서 빨리 인사를 하고 싶다고 요청, 예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날 면담은 柳장관취임에 대한 레이니대사의 축하인사에 이어 이날 사임한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 국무장관의 후임이 언제 임명될지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지는 등 짧지만 알맹이 있는 것이었다.
柳장관은 한국외교의 당면과제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의 확보라고 강조, 이를 위해 잠수함 침투사건에서 보여준 것처럼 한미양국의 대북(對北)공조가 긴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한 배석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레이니대사는 잠수함침투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양국의 결속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또 필리핀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조한다는데 합의, 특히 24일로 예정된 金泳三대통령과 빌 클린턴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양국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과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柳장관과 레이니대사는 대북정책에 관해서는 잠수함침투 사건에 대해 북한이 사과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북한이 궁극적으로 4자회담에 응하도록 양국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方炯南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