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基洪기자」정부와 신한국당이 10일 고위당정회의에서 연내 노동법개정안 처리 강행쪽으로 방향을 결정함에 따라 노사합의 실패로 인해 좌초될 위기에 처했던 노동법 개정작업은 이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노사관계개혁위에서의 노사합의 가능성이 희박해졌던 지난달 이후부터 정부는 「연내 정부 단독강행」과 「내년초 임시국회로의 연기」를 놓고 선택에 고민해오다가 이날 「연내 강행」 쪽으로 방침을 굳힌 것은 노동법개정을 포기했을 경우 초래될 정치적 부담을 걱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지난 4월23일 金泳三대통령이 직접 국민들에게 노동법개정을 약속했고 이를 「현정부의 마지막 개혁과제」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해왔기 때문에 만약 노동법개정을 포기했을 경우 金대통령이 받게될 신뢰도의 손상을 정부 단독강행에 따른 노사반발 등 부작용 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판단했을 것이다.
정부가 「단독 강행」 대신에 선택할 수 있는 카드로는 「내년 임시국회까지 논의를 연장하는 방안」이 있었다. 하지만 내년 임시국회로 몇개월 더 협상시간을 연장한다고 해서 노사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고 무엇보다 대선이 더 가까워지면 정부 단독강행은 더욱 어려워져 결국 법개정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당정의 이번 결정에는 또 「정부가 단독 강행한다해도 노사반발이 당초 우려 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의 경우 노동법이 개정되면 합법화라는 열매를 얻게되므로 「겉으로는 반대하면서도 실제로는 총파업 등 극한투쟁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계산을 정부가 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복수노조 금지조항 삭제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사회가 『한국정부가 노동법을 개정할 의지가 없기 때문에 노사합의에만 연연한 채 법개정을 미루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