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원은 20일 색다른 방법으로 북한의 대남사업을 평가했다. 북한전문가 5명에게 북한정책결정자 5명의 역(役)을 맡겨 가상회의를 가진 것. 북한의 입장에서 북한을 보려는 시뮬레이션기법이었다.
兪完植(유완식)남북회담사무국자문위원이 金正日(김정일), 康仁德(강인덕)극동문제연구소장이 金永南(김영남)외교부장, 吳寬治(오관치)국방연구원연구위원이 崔光(최광)인민무력부장, 金達述(김달술)남북회담사무국자문위원이 金容淳(김용순)대남사업담당비서, 趙明哲(조명철)전김일성대교수가 金正宇(김정우)대외경제위부위원장역을 맡았다.
이날 「96대남사업평가회의」는 12월일 노동당3호청사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올해 사업에 성과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나 주요문제에 대해서는 이견도 적지 않았다.
▼김정일〓분야별로 보고하시오.
▼최광〓조국통일을 위해 남조선 정탐이 불가피합니다.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정탐은 계속해야 합니다.
▼김영남〓좌파의 무모한 군사행동으로 해외투자가들의 나진 선봉 투자분위기를 악화시켰고 남조선의 해이했던 안보의식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군사력강화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김용순〓남조선에 현정권이 들어선뒤 대북강경론자들이 퇴진, 하층 통일전선 전개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한총련사태는 위축됐던 남한내 친북세력을 고무한 성과를 거양했습니다.
▼김정우〓경제를 위해 개방이 불가피합니다. 나진 선봉포럼에 남조선이 불참, 다소 실리를 놓쳤습니다. 타국의 투자촉진을 위해 싫더라도 남조선을 활용해야 합니다.
▼최광〓대남 경제 개방은 도움보다는 위협이 됩니다. 남조선기업의 진출을 배제해야 합니다.
▼김용순〓경수로와 중유를 얻을 수 있음은 물론 朝美(조미)관계개선에 도움이 되는 제네바핵합의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최광〓그러나 경수로 핵심부품 인도후 특별사찰에 대비, 핵처리시설을 은폐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합니다.
▼김영남〓4자회담을 활용, 잠수함사건을 돌파해야 합니다. 그러나 전술적 차원에서 애매모호성을 유지하는 게 유리합니다.
▼최광〓남조선을 배제하고 미국과 얘기해야 합니다.
▼김정일〓4자회담보다는 3자회담이 더 적절한 것 같은데 검토해 보시오. 우리가 군사적으로 강하지 않으므로 무기현대화작업에 박차를 가하시오. 남조선과는 군사적 긴장을 유지하되 실리를 위한 경제협력은 추진하시오.
〈文 哲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