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선공조」 여당의 반응…『성사 어렵다』 냉담

  • 입력 1996년 11월 24일 01시 42분


「林彩靑기자」 야권의 「대선공조」에 대한 신한국당의 반응은 표면상 냉담하다. 金哲(김철)대변인은 공식논평에서 『관심이 없다』며 『후보단일화가 성사되면 공멸(共滅)이요, 실패하면 각멸(各滅)』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내심까지 그런건 아니다. 속으로는 촉각을 바짝 곤두세우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무엇보다 양당의 대선공조가 궁극적으로는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 이유로는 △정치성향 차이 △국민적 공감결여 △양당 내부의 반발 △내각제개헌시기에 대한 견해차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 모두 「마지막 도전」이라는 점 등을 요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야권 대선공조에 실패할 경우 양김이 공멸할 것이라는 절박감이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양당의 대선공조논의가 「여권의 교란」을 노리고 있다는 게 여권내의 지배적 시각이다. 그러나 야권이 겨냥하는 궁극적 목적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갈래다. 당지도부나 민주계는 김종필총재의 「복잡한 흉중」에 주목한다. 즉 김종필총재가 여권의 동조없이 내각제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 여권전체 또는 일부세력이 자신에게 손을 내밀도록 압박하는 등 다목적 카드로 야권의 대선공조논의를 벌이고 있다는 뜻이다. 『김종필총재가 정말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느냐가 야권 대선공조논의의 관건』이라는 게 李洪九(이홍구)대표의 얘기다. 반면 민정계는 야권 대선공조의 파괴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민정계 중진의원은 『대선정국에서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여권이 먼저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나 야권이 변하면 여권이 동요할 소지는 많다』며 『그렇게 되면 대선구도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계는 김대중총재가 여권의 균열을 노리며 야권 대선공조논의의 틀을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본다. 이들은 또 야권의 대선공조가 가시화할수록 「민주계정권 재창출론」을 약화시켜 자신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무튼 여권의 대선구도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야권 대선공조논의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여권내에 별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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