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처리 진통]국민회의-유연,자민련-강성 한때 삐걱

  • 입력 1996년 12월 2일 19시 59분


「李哲熙기자」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정기국회 운영전략을 둘러싸고 한때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강성대처를 주무기로 삼던 국민회의가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한 반면 자민련이 오히려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등 「강온(强穩)기조」가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양당은 2일 오전 여야3당 총무협상에 앞서 각각 간부회의를 열고 제도개선과 예산안처리문제 등 국회전략을 논의했다. 그 결과 국민회의는 「예산안 계수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협상시한을 주말까지 연장한다」는 당의 입장을 결정했다. 이는 「11월30일」로 돼 있던 협상시한을 「2일 정오」로 연기한데 이은 두번째 연기조치다. 물론 「예산심의에서 실리(實利)를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金大中(김대중)총재에게 따라붙었던 「강성이미지」를 바꿔보자는 계산도 깔린 결정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자민련 당직자들은 즉각 『국민회의가 원칙없이 일방적으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간부회의에서 李廷武(이정무)총무는 『국민회의가 사전상의도 없이 합의사항을 바꿔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양당 합동의총에서도 자민련의 邊雄田(변웅전)의원은 『친할수록 서로 조심해야 하는 법』이라며 국민회의측에 해명을 요구했다. 이같은 자민련의 반응은 국민회의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이기도 하지만 자민련의 취약점인 「야당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도 그 배경에 깔려 있다. 그러나 이같은 불협화음 때문에 공조분위기가 흔들린 건 아니다. 양당 총무들은 이날 잇따른 접촉을 통해 이견을 조율, 협상시한연장 쪽으로 공동보조를 맞추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