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濟均기자」 『자신에 대한 지지도가 하향곡선을 그리자 충격요법을 쓴 것 같다』 『이번 발언 이후 여론의 흐름을, 특히 TK(대구 경북)지역에서의 여론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李會昌(이회창)고문은 자신에 대한 공격을 정면돌파했다. 대응이 기민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드러나지 않은 역량있는 참모진의 존재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달 29일 밤10시,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 8층에 있는 신한국당 朴燦鍾(박찬종)고문의 사무실은 10명의 참모진이 벌이는 토론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날 오후 신한국당 서울 송파병 지구당 개편대회에서 이고문이 「더러운 정쟁」 발언파문과 관련한 입장표명을 하자 긴급회의가 소집된 것이다.
이처럼 박찬종 캠프는 현안이 생기면 심야건 새벽이건, 어느 자리건 수시로 회의를 연다. 그만큼 참모진이 젊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남중빌딩에서 상근하는 참모진들은 거의 다 30대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거나 개인사업자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축이며 운동권 출신도 적지 않다. 10명 정도의 상근요원들은 모두 정해진 월급없이 필요할 때 약간의 거마비만을 받는다.
기획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李承根(이승근·35)씨는 서강대 운동권 출신. 정치광고회사에 다니던 이씨는 지난 92년 박고문에게 정치광고 세일즈를 하러 갔다가 오히려 포섭된 케이스로 정책개발 이미지관리 여론조사분석 등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서울대법대 출신인 曺海珍(조해진·34)공보실장도 박고문이 『조실장의 말은 곧 내 말』이라고 말할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그러나 「영파워」가 전부는 아니다. 최근 朴應七(박응칠)전KBS해설위원 朴天植(박천식)변호사 朴夢桂(박몽계)전부산경제 편집국장 韓奉哲(한봉철)전산업기술연구원수석연구원 등 「중년층」도 박고문의 특보로 합류했다.
박고문측은 외곽의 핵심 브레인들로 신한국당의 徐勳(서훈)의원과 安相洙(안상수·인천 계양―강화갑)위원장 李相冕(이상면)서울대 법대교수 金東一(김동일)이화여대 사회학과교수 林鍾哲(임종철)서울대 경제과교수 李璋鉉(이장현)홍익대 사회학과교수 黃碩夏(황석하)미래경영연구소장 宋在國(송재국)청주대철학과교수 등 학계인사들을 꼽는다.
청와대 사정비서관출신인 李忠範(이충범)변호사는 어느 캠프보다도 자유롭고 개방적인 박고문캠프에서도 베일에 가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박고문과 여권 핵심부를 잇는 가교 역할, 자금동원, 비밀정책팀운영 등 중요한 참모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아무튼 박고문 캠프는 요즘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최근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고문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박고문은 『지난주 평소 안면이 있는 사람이 찾아와 「5억원을 내겠으니 후원회장을 맡겨달라」고 말해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고 전한다. 정치자금에 관한 한 철저한 「소액다수주의」가 박고문의 원칙이다. 박고문의 활동비와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 운영비(월 1천만원 가량)는 후원그룹과 익명의 중소기업인들의 성금으로 충당한다.
박고문 후원회인 「우당(尤堂·박고문의 아호)회」도 회사원 퇴직공무원 상인 주부 교사 학생 등 「보통 사람들」이 주축이다. 서울 관훈동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우당회는 운영위원 2백80여명이 매달 10만∼20만원씩 내는 회비로 꾸려나간다. 회원은 8만명에 이른다는 게 박고문측 주장. 우당회장은 주택 외환은행장 씨름협회총재 등을 지냈으며 고(故)金在光(김재광)국회부의장의 동생인 金在基(김재기)씨가 맡고 있다.
우당회와는 별도로 박고문측이 소개하는 후원인들로는 △金東鍵(김동건)아나운서 △朴相熙(박상희)중소기협중앙회장 △朴弘(박홍)서강대총장 △徐泰植(서태식)삼일회계법인대표 △孫炳斗(손병두)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宋相現(송상현)서울대 법대학장 △梁建(양건)한양대 법대교수 △李大根성균관대 경제과교수 △李漢久(이한구)대우경제연구소장 등이 있다.
박고문은 또 80여명의 대학교수 변호사 예비역장성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한국포럼」으로부터 자문을 얻고 있으며 雪靖(설정)조계종중앙종회의장, 哲雄(철웅)파계사주지, 연극인 姜萬喜(강만희)씨, 탤런트출신인 洪侑珍(홍유진)심리드라마연구소소장, 탤런트인 송재호 서인석 강석우씨 등과 가깝게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