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韓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解法을 놓고 시각차를 보여온 韓美 양국이 이번에는 韓國의 미사일 개발문제를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인상이다.
미국의 워싱턴타임스紙는 2일 韓國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79년 미국과 체결한 협정상의 射程거리를 초과하는 장거리 크루즈(순항)미사일을 개발중이라고 보도했다.
타임스紙는 특히 美정보관리들의 말을 인용, 8월 중순 한국 서해안의 미사일 실험기지에서 미사일을 실은 차량과 지상관제장비의 이동이 목격되는 등 한국이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 실험준비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장거리 미사일 개발실험을 했는지 여부도 관심사일 수 있지만 왜 이 시점에 이러한 보도가 나왔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양국이 2일부터 워싱턴에서 제3차 비확산정책협의회를 갖고 미사일등대량파괴무기에 관한 양자 협의를 한창 진행중인 시점에서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서 양국은 미사일 및 대량파괴무기의 비확산을 위한 양자적다자적 차원의 협력등 공동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은 미국의 미사일 기술이전과 관련한 한국의 對美 보장사항(일명 韓美미사일보장서)의 내용을 개정하는데 있다.
정부는 회의에서 사정거리 1백80㎞, 탑재중량 3백㎏ 이상의 미사일 개발을 할 수 없도록 한 미사일보장서가 우리의 중장기 우주개발계획에 장애가 되고 있는 점을 설명하고 이의 개정을 요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미사일 보장서를 개정할 경우 북한과 중국 일본 등을 자극, 동북아 지역에서 새로운 미사일 개발경쟁이 촉발될 것을 우려,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의 미사일 문제에 대한 주변국들의 민감한 시선을 의식, 가능한한 조용하게 협상을 진행시킨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는데 갑자기 美정보당국자를 취재원으로 한 보도가 터져나온 것이다.
이에따라 정부 당국자들은 더 이상의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내심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인상이다.
한마디로 양국간 교섭을 앞두고 미국측이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인 셈이다.
이같은 양국의 미묘한 입장은 韓美 양국의 외무부 대변인 논평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니컬러스 번스 美국무부대변인은 『극비로 분류되는 정보에 관해 美정부내의 누군가가 흘린 타임스紙 보도내용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실확인을 거부하면서도 간접적으로는 보도 내용을 확인해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브리핑이었다.
그러나 徐大源외무부대변인은 이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이같은 양국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냉혹한 국제정치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미사일 협상에 있어서 미국의 벽이 얼마나 두터운가를 엿볼수 있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