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동하는 대권산실/김덕룡]「부드러운 DR작전」주력

  • 입력 1996년 12월 5일 20시 12분


「鄭然旭기자」 「꽉 다문 입에 흰머리」. 金德龍(김덕룡)정무장관의 외모가 풍기는 대표적 이미지다. 이 때문에 김장관은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무뚝뚝하고 차가운 사람」으로 비친다. 게다가 김장관은 여권내에서 입이 무겁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지퍼」라는 별명이 붙었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야당생활 시절, 줄곧 비서실장 등 측근으로 활동한 김장관 자신은 『오랜 군사정권시절 몸에 밴 「보안의식」 때문에…』라고 말하지만 「성격탓」도 없지 않다. 이같은 이미지는 「세대교체의 기수」 「21세기형 지도자」를 내세우며 다른 후보군(群)과의 차별화를 노리는 김장관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김장관 캠프에 떨어진 지상명령도 「부드러운 DR만들기」다. 그는 최근 『외모부터 바꾸라』는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그동안 목욕탕에서 대충 머리손질을 끝냈던 김장관은 요즘 이발소를 찾는 일이 잦다. 물론 헤어스타일을 좀더 깔끔하고 부드럽게 바꾸기 위해서다. 복장의 변화도 눈에 띈다. 그동안 즐겨입던 검은색 등 침침한 색조의 양복을 벗어버리고 다양한 컬러의 양복, 줄무늬 와이셔츠, 유행을 맞춰가는 화려한 넥타이도 주저없이 선택한다. 내년초 출간되는 자서전의 초점도 딱딱한 정치얘기보다는 「대중」들에게 좀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가벼운 에피소드, 「인간 김덕룡이 걸어온 삶의 궤적」 등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부드러운 DR만들기」의 일환이다. 그의 대학(서울대 사회학과)시절 별명은 「미스터 케네디」였으나 험난한 정치상황 때문에 학창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숱한 고민과 방황을 거듭했던 그 시절 시인 金芝河(김지하) 등과 맺었던 인연 등 미공개 에피소드도 자서전의 주요내용이다. 그러나 4년반에 걸친 옥중생활 등으로 지금까지 따라붙었던 투사이미지는 가급적 피할 생각이라는 게 측근들의 귀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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