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좌익반군들이 17일 밤 수도 리마의 일본 대사관저에 침입, 관저를 장악한채 다수의 외교관과 페루 각료들을 인질로 잡고 대치중에 있다고 경찰이 밝혔다.
이번 일본 대사관저 공격은 좌익반군단체인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이 주도했으며 반군들은 투옥중인 동료 조직원들을 전원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들을 모두 죽일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반군들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투옥된 MRTA 지도자 롤란드 폴라이를 비롯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으며 현재 국제적십자위원회 페루 책임자인 미카엘 미니그가 반군과 정부의 협상중재를 위해 대사관저로 들어가 있는 상태이다.
페루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아오키 모리히사(靑木盛久) 페루 주재 일본 대사가 각국 대사 및 정부 각료들을 초빙, 일왕 탄생일(23일) 기념리셉션을 벌이고 있던 이날 밤 8시(한국시각 18일 오전 10시) 대사관저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15-20명으로 추정되는 반군들은 총기와 수류탄으로 중무장했으며 대사관난입과정에서 최소한 1발의 폭탄이 터졌으나 사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현장주변에 있던 목격자들은 전했다.
반군들은 지금까지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의 모친을 포함,약 40명의 여자와 노인들을 석방했다.
그러나 일본 대사관저에는 최소 2백50명에서 최대 8백명이 여전히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억류중인 인질들 가운데는 한국을 비롯한 볼리비아 브라질 쿠바대사와 페루외무장관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