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좌익반군들이 17일 밤 수도 리마의 일본대사관저에 침입, 관저를 장악한채 李元永(이원영·53)페루주재 한국대사를 비롯해 각국 외교관과 페루각료들을 인질로 잡고 대치중에 있다고 경찰이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자체 입수한 정보를 근거로 인질수가 4백20명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대통령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일본총리와의 전화회담에서 인질이 약 2백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인질로 잡힌 상태인 아오키 모리히사(靑木盛久)페루주재 일본대사는 이에 앞서 가진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질은 4백여명이며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다』고 말했었다.
이번 일본대사관저 공격은 좌익반군단체인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이 주도했으며 반군들은 투옥중인 동료조직원들을 전원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들을 모두 죽일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반군들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투옥된 MRTA 지도자 빅토르 폴라이를 비롯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으며 현재 국제적십자위원회 페루 책임자인 미카엘 미니그가 대사관저로 들어가 반군과 정부 사이의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 페루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아오키 일본대사가 각국 외교사절 및 정부 각료들을 초청, 일왕 탄생일(23일)기념리셉션을 벌이고 있던 이날 밤 8시(한국시간 18일 오전 10시반)대사관저를 공격했다.
모두 5,6명으로 추정되는 반군들은 총기와 수류탄으로 중무장했으며 대사관저 난입과정에서 최소한 1발의 폭탄이 터졌으나 사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현장주변에 있던 목격자들은 전했다.
반군들은 지금까지 후지모리 대통령의 모친을 포함, 약 40여명의 여자와 노인들을 석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