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함」사과/4자회담전망]北 적극적「회담수순」제시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정부는 북한의 사과가 잠수함사건을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중요한 전기(轉機)가 될 것이라고 전향적으로 풀이했다. 정부당국자들은 특히 북한외교부의 성명 가운데 『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함께 힘쓸 것』이라는 대목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문으로는 『다른 당사자들과 함께 일할 것이다』라고 표현된 이 대목이 「4자회담」(남북한 미국 중국의 회담)을 지칭한다는 것이다. 즉 北―美(북―미)접촉에서 북한은 4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과정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한국과 미국을 향해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남북한과 미국이 빠르면 내년1월중 4자회담 설명을 위한 3자 공동설명회를 연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까지 알려졌다. 외무부 당국자는 『설명회는 단순한 설명수준이 아니라 4자회담 추진을 위한 본격적인 만남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북한측도 뉴욕접촉에서 설명회 개최→준고위급회담→4자회담의 수순까지 제시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韓美(한미)양국은 준고위급회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입장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았으나 준고위급회담이 열린다면 미국측 참가자를 국무부 찰스 카트만 아태지역담당부차관보 이상으로 격상할 수는 없다고 합의하는 등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설명회에는 일단 남북한에서 국장급 또는 차관보급이, 미국에서는 부차관보 이하의 관리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개최장소에 대해 당국자는 『미국이나 남북한이 아닌 제삼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공관이 있는 지역 가운데 경수로협상이 열렸던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나 스위스 제네바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4월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4자회담을 제의하면서 의제를 제한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북한 및 미국에 관련된 어떤 문제라도 의제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북―미간에는 직접 접촉채널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접촉채널이 없는 남북한간의 △경협 △평화공존방안 등이 더욱 비중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方炯南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