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彩靑 기자」 여야의 대선예비주자들은 노동계 파업사태와 관련, 『조속히 진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사태의 원인인 노동관계법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노사간 첨예한 갈등관계를 의식한 듯 언급을 피하는 자세를 보였다.
여권주자들은 대체로 노동관계법을 현실로 인정하고 제도적 보완과 노동계 설득을 위한 홍보강화를 주장했다. 반면 야권주자들은 여야단일안 마련에 의한 노동관계법의 재개정 또는 무효화와 여야영수회담 개최를 주장했다. 또 여권주자중 일부는 노동관계법 재개정 및 영수회담개최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 문제점 진단
▼신한국당〓李洪九(이홍구)대표는 노동관계법의 취지에 대한 노동계의 오해에서 파업이 비롯됐다고 말했다. 金潤煥(김윤환) 金德龍(김덕룡)의원과 朴燦鍾(박찬종)고문은 노동계의 이해를 구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설득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李會昌(이회창)고문은 『복수노조 허용을 3년간 유보한 게 노동계를 더욱 실망시킨 것 같다. 이른 새벽 여당의 단독처리는 분명 바람직스럽지 않은 모습이었다. 문제는 노동관계법 내용보다도 근로자들이 정부나 사용자를 신뢰하지 못하는 데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李漢東(이한동)고문은 노동계파업은 단순한 노―정(勞―政)갈등이 아니며 현재의 경제난국에 대한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에 근본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崔炯佑(최형우)고문도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경제침체와 정부의 정책해결능력에 대한 의구심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야권〓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는 노사 양측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게 선행돼야 하는데 여당이 날치기로 처리, 사태가 야기됐다는 주장이다. 또 자민련의 金鍾泌(김종필)총재도 여권이 혼자서 멋대로 하려다 이 지경이 됐다고 비난했다.
◇ 해결방안
▼신한국당〓이대표는 노동계 설득과 근로자들의 불안 해소를 위한 보완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이회창고문은 야당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영수회담이 사태의 조속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고문은 그러나 『강경일변도의 대응은 도움이 안되지만 성실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불법파업이 계속될 때에는 법을 엄정히 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한동고문은 경제난국 해결을 위한 총체적이고 전략적인 해결책 강구와 근로자 고용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최형우고문은 정부 여당이 노동계와 시민단체를 포함한 각계각층과 열린 자세로 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덕룡의원은 고용불안 해소뿐만 아니라 물가안정 사교육비절감 등 생활안정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면서 특히 일단 노동관계법 시행후 야당이 개정안을 제출하면 재개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종고문은 노동관계법중 문제가 되는 조항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제기한 바 있다.
▼야권〓김대중총재는 『대안이 있으나 지금 공개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용 못지않게 절차가 중요하므로 먼저 대화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며 영수회담 개최를 재촉구했다. 김종필총재는 『노동관계법은 근원적으로 무효인만큼 국회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도있게 재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