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대표,TV토론 제의-명동 방문 등 『고군분투』

  • 입력 1997년 1월 13일 20시 44분


「朴濟均 기자」 李洪九(이홍구)신한국당대표의 측근들은 요즘 『대표가 필사적으로 뛰고 있다』고 말한다. 노동관계법 날치기처리의 「주역(主役)」을 자임했을 때처럼 정국타개에서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뜻인 듯하다. 13일에는 민노총의 파업지휘부가 포진한 명동성당을 방문한데 이어 두차례나 고위당직자회의를 소집, 정국타개방안을 협의했다. 일요일인 12일에도 각계인사 및 당내 초선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잇달아 갖고 의견을 나누었다. 이대표는 또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민노총 지휘부와의 대화도 다시 시도한다는 생각이다. 서울의 파업현장 방문도 검토중이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노동법처리가 대표 혼자 한 일이냐』며 『상황이 어려워지자 모두 발을 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정부쪽에서 별로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대표 자신도 11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회기를 1주일 남겨두고서야 노동법안을 넘겨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대표가 어느 쪽을 비판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대표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이대표에게서 지난해말 노동관계법 날치기처리 직후 『내가 선택한 것은 내가 책임지겠다』 『국민의 지지를 확신한다』 『누가 옳았는지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통해 심판받겠다』며 보였던 자신감은 사라졌다. 대신 『국민들이 노동관계법에 대해 오해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자주 보인다. 노동단체에 대한 TV토론제의도 『국민들에게 실상을 알릴 필요가 있다』며 이대표 자신이 낸 아이디어였다. 이대표는 현재의 급박한 상황이 다소 누그러지는 대로 창원 등 공단지역 방문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의원들과 만나는 「대표와의 대화」시간도 정례화, 당내 결속부터 다진다는 방침이다. 신한국당 대선후보군(群)중 한 사람은 『이대표가 명실상부한 집권당의 대표로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지지를 겨냥하는 여당 대선후보로서 정치적 명운을 거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상황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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