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訪韓 하토야마 일본민주당 대표

  • 입력 1997년 1월 15일 20시 18분


「李洛淵 기자」 증조할아버지는 중의원의장. 할아버지는 총리. 아버지는 외상. 동생은 노동상 문부상을 지낸 7선의 중의원의원. 그리고 본인은 대학에 있느라 정계입문이 늦어져 이제 4선의 중의원의원이지만 제3당의 대표. 일본정계 최고명문가의 장남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50)민주당대표가 지난 12일 서울을 방문,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지도자와 학계 언론계 인사들을 폭넓게 만나고 15일 오후 귀국했다. 민주당은 작년 9월28일에 창당, 22일만인 10월20일의 총선거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중의원 5백석 가운데 52석을 얻었다. 중의원의원 평균연령 48세의 젊은 정당이다. 귀국직전에 그를 만났다. ―일본의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 국민기금(여성기금)」이 한국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7명에게 위로금 등을 지급키로 합의한데 대해 『기이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는데…. 『중요한 것은 과거에 우리가 저질렀던 죄(罪)를 제대로 인식, 상처입은 분들의 마음이 누그러지도록 하는 것이다. 단순히 돈을 줄테니 마음을 풀어 달라고 한다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게 될 것이다. 다만 피해자들이 고령이므로 해결을 서둘러야 한다. 여성기금의 방식을 전면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여성기금의 개인보상에 더해 일본정부는 정부로서의 책임을 확실히 해서 개인에 대한 뭔가의 보상을 직접 해야 한다.의료복지사업이라든지 하는 형태로 애매하게 해서 책임이 있다는 건지, 없다는 건지 알 수 없게 해서는 안된다. 이런 의미에서 그렇게 말했다』 ―이 와중에 에토 다카미(江藤隆美)전총무청장관은 한일합방을 마을통합에 비유하며 정당화했다. 이런 발언은 왜 없어지지 않는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죄송하다. 그 발언은 사실인식이 확실히 안된 것이다. 역사적 사실은 하나다. 합방은 군사적 행동이었다. 자민당 중심의 나이먹은 사람들 사이에 그런 생각이 아직도 있다. 그러나 전후(戰後)세대는 과거에서 오는 편견이 없다. 그런 생각은 일본사회에서 점점 엷어지고 있다. 다만 젊은 세대는 공부가 부족하다. 일본인들이 역사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일관계의 진정한 개선을 위해 무슨 해법을 갖고 있는가. 『멀리 돌아가는 방법일지 몰라도 역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 젊은 학생들의 교류를 심화,서로를 알게 하는 것이다. 정치레벨에서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다』 ―일본정계와 사회가 더욱 우경화(右傾化)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보는가. 『역사인식이 잘못된 발언,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참배, 자민당의 복권 등으로 밖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자민당이 총선에서 이긴 것은 일본국민의 우경화 때문이 아니라 안정지향, 더이상의 정치혼란을 원치 않는다는 소극적 지지의 결과였다. 역사인식도 젊은 세대에서 리더가 나오면 달라질 것이다. 우경화로 보지 말라』 차차기 총선을 통한 집권을 꿈꾸는 그는 일본정계에서 「소프트크림」이라는 평가도 받지만 어떤 원로정치가는 그에 대해 『할아버지보다 더 훌륭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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