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哲熙기자」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각계 원로와의 연쇄접촉 행보에 야권은 「기대반(半) 우려반(半)」의 시각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야권은 우선 김대통령이 강공(强攻)일변도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한 사태수습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평가하고 있다. 야권은 이같은 대화가 여야 영수회담과 노동관계법의 재심의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장기화하는 파업사태, 거세지는 야권의 장외공세, 신한국당 안팎의 반발기류 등을 감안할 때 김대통령으로서는 달리 선택할 길이 없다는 게 야권의 판단이다. 따라서 김대통령이 원로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영수회담을 수용하는 형식으로 「퇴로(退路)」를 만들고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는 『최근 여권의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돌출발언을 하는 것도 이같은 내부의 변화기류를 감지한 때문』이라며 영수회담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야권은 김대통령의 대화행보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김대통령의 정국운영 스타일이 예측불가능한 「돌발성」을 항상 안고 있는데다 야권의 金大中(김대중) 金鍾泌(김종필) 두 총재를 대화상대에서 여전히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의 행보는 강경으로 치닫는 야권의 두 김총재에게 상처를 주려는 「우회전술」이자, 정국의 주도권을 다시 잡기 위한 「호흡조절」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야권은 우려하고 있다.
야권은 19일에도 『원로들과는 만나면서 야당총재와는 만나지 못하겠다는 이유가 무엇인가』(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 『대화로 풀라는 건의를 받고도 실행하지 않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자민련 金昌榮·김창영부대변인)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