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臺北〓鄭東祐특파원] 대만 핵폐기물의 북한 이전 문제가 한국과 대만간의 첨예한 외교문제로 떠오르고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실제 대만측이 핵폐기물을 북한에 실어나를 시기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대만과 북한이 한국 등의 방해를 피하기 위해 속전속결 작전을 택해 1개월이내에 최초의 선적이 시작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가 하면 이미 북한 선박이 대만항에 입항해 수리점검을 받고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만과 한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북한의 핵폐기물 선적은 설사 이루어진다 해도 오는 4, 5월 이전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핵폐기물 북한이전에 대해 현재 대만측과 북한측간에 공식적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은 대만전력의 蔡茂村(채무촌)부사장과 북한의 국가핵안전감독위 金學淳(김학순)국장간에 맺어진 이전계약과 북한당국의 수입동의서가 대만전력측에 전달된 것이 전부다. 이 계약은 당연히 양국 정부간 협상에 의해 맺어진 계약이지만 형식적으로는 일개 기업의 상업계약이기 때문에 대만 경제부의 사업타당성 심의를 받아야 하며 이어 행정원 원자력위원회의 안전에 대한 기술검토를 거쳐야 한다. 이와 관련, 대만전력의 陳方顯(진방현)핵폐기물 처리업무담당처장은 앞으로 남은 절차는 북한당국이 △폐기물 저장소의 안전성에 대한 기술보고서 △안전 수송 계획서 등을 보내와야 하며 대만전력측은 이를 경제부와 원자력위원회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최초 선적까지 최소한 3개월은 더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측은 더구나 한국측의 거센 반발과 국제적인 관심을 의식해 자국 원자력위원회측 전문가가 북한의 핵폐기물 저장 후보지를 직접 방문, 기술적인 점검을 할 것도 고려중이기 때문에 이 경우는 시일이 더욱 걸리게 된다.
진처장은 북한측이 폐기물 처리장 시설에 대한 시공도 아직 끝내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폐기물의 1개월내 선적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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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전력 요조총 전문위원 일문일답
[臺北〓鄭東祐특파원] 대만전력의 핵폐기물 담당부서인 핵능후단영운처(核能後端營運處) 대외연락담당관인 廖肇聰(요조총)전문위원은 29일 대만전력을 방문한 녹색연합 대표단 및 한국의 보도진들과 핵폐기물 북한 이전문제에 관한 일문일답을 했다. 이 회견에서 그는 원론적인 입장표명이기는 했지만 북한의 처리능력이 미흡할 경우 이번 계약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혀 주목을 끌었다.
―북한이 핵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할 능력이 있다고 보는가.
『핵폐기물의 선적에 앞서 우리측도 북한의 처리능력에 대해 기술적인 검토와 진단을 실시할 것이다』
―진단결과 만약 처리능력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핵문제에 관한 국제법과 규정을 존중한다. 그 경우는 이번 계약이 취소될 것이다』
―대만의 폐기물 북한 이전 계획은 확실한 것인가.
『앞으로 2년안에 6만배럴을 북한으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선적은 언제부터 시작하나.
『아직 확실하게는 말할 수 없다. 현재 정부에 허가서를 신청중이다. 선적이 이루어져도 우리측은 대만항구까지만 운송하고 북한까지의 수송책임은 북한이 지게 된다』
―북한 수송선이 이미 입항했다는 얘기도 있고 한달내에 선적한다는 보도도 있는데….
『북한 선박의 입항설은 낭설이고 북한측 조사단 3명이 입국해 핵폐기장과 선적항구에 대한 점검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핵폐기물 처리기술도 떨어지고 절대 빈곤국가인 북한에 폐기물을 수출하는게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보는가.
『이 문제는 도덕 비도덕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국제 규정상 하자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