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中 황장엽 협상 안팎]黃,안전 감안 일본행 배제

  • 입력 1997년 3월 9일 09시 20분


[북경〓황의봉특파원] 북한 黃長燁(황장엽)비서의 신변처리문제가 가닥이 잡히면서 북경의 한국대사관은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토요휴무일인 8일 金永南(김영남)북한외교부장이 錢其琛(전기침)중국외교부장 등 중국외교 수뇌부와 잇단 접촉을 갖는 바람에 한때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鄭鍾旭(정종욱)주중한국대사가 唐家璇(당가선)외교부 부부장을 만나고 오면서 황비서처리에 대한 대세가 잡힌듯한 모습이었다. 한국대사관측은 이날 오후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알려지진 않고 있으나 선택된 망명국과 그곳으로 황비서를 이송하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문제는 중국당국과 협의해야 하는 문제다. 우리측은 그동안 일관되게 「한국직행」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북한측이 완강하게 거부하고 중국도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황비서의 영사부체류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건강악화가 우려돼 조기 해결책으로 제삼국 경유 일정기간 체류후 한국으로 데려오는 최후카드를 제시했다고 대사관 고위관계자는 밝혔다. 이점은 중국도 같은 입장이었다. 중국의 전기침외교부장이 7일 정부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이는 황비서처리방향에서도 읽을 수 있다. 「국제법과 국제관례에 따른다」는 것은 황비서의 희망지인 한국행을 인정하겠다는 의미이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유지」는 북한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점이다. 또 중국은 황비서가 떠나는 과정 및 제삼국에 체류하게 될 경우의 신변안전문제에 대해 북한의 자제와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전기침외교부장이 7일 황비서문제의 관할권이 중국에 있다고 밝힌 것도 북한에 대한 최종통고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황비서의 제삼국행 가능성이 나도는 가운데 북경의 외교가에는 대상지역으로 노르웨이 등 북구 국가와 스위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 국제사회에서 비교적 중립적인 국가가 거론되고 있다. 「제삼국」에서 미국과 일본이 배제된 것은 미국으로 갈 경우 한국이 갖는 황비서의 상징성도 없어지고 그가 갖고있는 정보도 얻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며 미국이 황비서를 붙들어 놓고 안보낼 가능성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도 황비서가 갖고 있는 정보의 중요성을 감안, 미국행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 황비서에 대한 신변위해 가능성이 있는 조총련이 있어 처음부터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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