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김대중총재 회견」 마뜩찮은 표정

  • 입력 1997년 3월 28일 19시 56분


[이철희 기자] 자민련은 28일 경제영수회담을 제안한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의 기자회견에 대해 공식논평을 내지 않았다. 당직자들도 대부분 논평을 삼갔다. 즉각 환영논평을 낸 신한국당의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金鍾泌(김종필)총재는 이날 오전 姜仁燮(강인섭)청와대정무수석이 「4월1일 4자회동」을 요청한 데 대해서도 명백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시기나 내용 방법 절차 등 모든 점에서 적절치 않다』는 게 김총재의 반응이었다. 오후에 당사를 방문, 정식으로 영수회담 초청의사를 전한 강수석에게도 즉답을 피했다. 그대신 29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최종 입장을 정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전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이날 회견은 김대중총재의 제의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필총재는 한보사태와 金賢哲(김현철)씨 문제를 마무리짓지 않고 영수회담을 갖는 것은 「모양갖추기」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제문제만 논의한다는 것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당직자들도 어렵게 입을 열었지만 칭찬은 없었다. 金龍煥(김용환)사무총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하지만 국민들이 흔쾌히 동참하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에는 최근 자민련의 내각제 압박에 대해서는 「화답」을 하지 않으면서 경제문제로 국민들의 시선을 끌려는 김대중총재에 대한 불만이 깔려있는 듯하다. 야권공조를 한다며 사전조율도 하지 않고 영수회담제의로 선수(先手)를 친데 대한 불만도 들어 있는 것같다. 김총장은 이날 국민회의 韓光玉(한광옥)총장과 오랜만에 전화연락을 갖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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