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문은 이날 「최근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이라는 유인물을 통해 『「권력분점론」을 사실보다 침소봉대해 문제를 확대시키면서 「대통령 탈당」운운에 대해서는 사실을 축소 은폐시켜 문제삼지 않고 있다』면서 『(당지도부가) 포용해야 할 사안과 용납하지 못할 일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내각제 불거론(不擧論)이 당론」이라는 등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금언령을 내리고 이대표와 가까운 金潤煥(김윤환)고문의 얘기에 대해서는 왜 관대하게 넘어가느냐는 불만이다.
이고문은 이어 『아름다운 화음은 「강요된 한 목소리」가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에서 나오며 국민은 시대에 역행하는 일사불란한 말과 행동에 식상해 있다』면서 『일사불란만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당을 경직시키고 당의 발전을 저해시킬 것』이라며 이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고문은 특히 『지금은 경제추락 안보불안 정치혼란 등 신판 「3정(政)문란」시대』라고 규정하면서 『국정 난맥상을 해소하고 통합정치를 위해 누구와도 만날 것』이라고 말해 멀지 않아 야권과 접촉할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고문의 「대(對)이회창」 포문은 1차적으로는 이대표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보려는 시도로 보인다. 여기엔 자신이 「반(反)이회창」 대열의 선봉에 섬으로써 여권의 대선구도를 「이회창 대 이한동」 또는 「영입파 대 당내파」 구도로 몰고가는 것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