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재기자] 1일 국회 한보사건 국정조사특위는 한보철강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을 상대로 사업성 검토없이 1조7백83억원의 거액을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정부고위층의 외압여부, 한보와 제일은행 커넥션, 유원건설인수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에 대해 한보부도후 행장이 된 柳時烈(유시열)제일은행장은 『청탁이나 외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은행대출은 은행장의 책임』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한보―제일은행 커넥션과 대출배후신한국당 金學元(김학원)의원 등은 제일은행이 △94년1월과 96년 9월 한국신용정보의 부정적 평가보고서를 두차례 묵살하고 △96년4월 한보철강을 재무구조악화 대상기업체로 선정했으면서도 계속 대출을 늘린 이유를 추궁했다.
국민회의 金元吉(김원길)의원은 『제일은행이 96년9월 이사회를 열어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는 한보철강을 부실징후예상기업체 지정에서 제외시켰다』며 『이는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의 로비나 배후권력의 압력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따라 한보와 제일은행간의 유착관계가 도마위에 올랐다. 신한국당 金在千(김재천)의원은 『한보철강은 93년10월부터 제일은행 목동지점에서 대출을 받아오다 94년8월 김경수 목동지점장이 섬유센터 지점장으로 옮기자 거래지점을 섬유센터지점으로 바꿨다』면서 정총회장―당시 李喆洙(이철수)제일은행장―당시 김경수지점장으로 연결되는 세칭 「삼수커넥션」의혹을 제기했다.
유행장은 『95년까지는 철강산업에 대한 장기전망이 좋아 대출해줬으며 부실징후가 나타난 96년에는 담보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미 8천여억원이 대출된 상태였다』며 『부도처리할 경우 대출금을 회수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공장준공을 위해 계속 대출해주게 됐다』고 답변했다.주거래은행지정 외압여부의원들은 한보철강의 주거래은행이 서울은행에서 제일은행으로 바뀐 뒤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과정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신한국당 李思哲(이사철), 민주당 李圭正(이규정)의원은 『한보는 91년 수서비리사건으로 자금줄이 막혔고 이때문에 제일은행은 한보의 주거래은행이 되는 것을 기피했는데 억지로 주거래은행을 떠맡은 이유가 무엇이냐』며 외압의혹을 제기했다.
한보의 유원인수의혹신한국당 김재천, 자민련 李麟求(이인구)의원은 『검찰조사에 따르면 지난 95년6월 유원건설 인수협상당시 제일은행은 행장지시로 尹鎭植(윤진식)청와대경제비서관에게 2,3차례 관련보고를 했다』며 인수과정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원길의원은 『한보철강이 유원건설을 인수할 때 유원건설을 지원하도록 되어 있던 운영자금 2천5백억원이 곧바로 한보철강으로 흘러들어갔다』며 『따라서 한보철강의 유원건설인수는 권력의 도움을 받은 정총회장의 자금조달 프로젝트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행장은 『한보그룹의 인수조건이 유리해 인수사로 선정됐다』는 말만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