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朴浚圭(박준규)최고고문이 3개월만에 귀국하고도 「정치휴업」을 계속하고 있다.
박고문은 지난달 31일 귀국한 이래 당사나 국회에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다. 金鍾泌(김종필)총재와도 전화통화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동안 金龍煥(김용환)사무총장 金復東(김복동)수석부총재 韓英洙(한영수)부총재 등 당직자들이 잇따라 박고문을 찾아가 『당에 나와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박고문은 『나가봐야 내가 할 일이 있겠느냐. 알아서들 잘하고 있는데…』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런 박고문의 태도는 김총재가 자민련 창당의 「공동주역」이자 당내 TK(대구 경북)세력의 「대부(代父)」격인 자신을 소홀하게 대접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출국전 박고문이 야권후보단일화문제와 관련,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돼야 한다』면서 「DJ불가피론」을 편 것도 두 사람 사이를 벌어지게 만든 요인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박고문과 김총재 사이에 누적된 감정의 앙금이 가시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고문의 한 측근은 『박고문은 앞으로도 당무에는 간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다만 내각제실현 등을 위해 막후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