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개헌반대 합의]이회창대표-김대중총재 26일 밀담

  • 입력 1997년 4월 7일 07시 34분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가 지난달 26일 국민회의 당사에서 金大中(김대중)총재와 가진 밀담에서 김총재에게 『한보사건은 적정하게 국정조사의 틀에 따라 처리하도록 김총재가 지도력을 발휘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총재는 『대선 때 사상문제를 걸고 넘어져서는 안된다』고 요구했고 이대표는 『걱정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것.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6일 『지난달 26일 이대표가 국민회의 당사로 김총재를 방문했을 때 측근들을 물리치고 단 둘이 따로 만나 이같은 얘기를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김총재가 내각제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대표가 『신한국당의 입장은 내각제개헌불가』라고 대답했다는 것. 그러자 김총재가 다시 말을 받아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이대표와 내가 내각제를 안된다고 하면 이대로 선거를 치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고 이대표도 이에 동의했다는 것.

이대표가 「한보사건은 적정하게 국정조사의 틀에 따라 처리하도록」 김총재에게 제의한 것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문제처리 등에 대한 협조를 김총재에게 타진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대표의 「사상문제 불거론」약속은 대선 때 「색깔논쟁」을 지양하겠다는 것으로 최근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있는 이른바 「黃長燁(황장엽)리스트」와 관련,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또한 김총재와 이대표의 개헌불가합의는 내각제개헌을 전제로 한 야권공조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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