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구치소에서 열린 국회한보특위의 鄭泰守(정태수)총회장에 대한 청문회는 여야 특위위원들의 준비부족과 서투른 신문, 그리고 정씨의 잡아떼기식 답변과 비켜가기 답변으로 한보비리의 「몸체」로 지목되고 있는 92년 대선자금문제에 얽힌 의혹을 푸는데 실패했다.
물증이 없는 의원들은 국회모독죄 위증죄 등을 거론하며 정총회장을 계속 압박했으나 여러차례 검찰에 불려 가 조사를 받아 신문에 이골이 난 정총회장의 「잡아떼기」에는 속무무책이었다.
맨 처음 신문에 나선 신한국당 李信範(이신범)의원은 『증인과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는 60년대부터 친분이 있지 않느냐』며 야당공격에 나섰다. 또 沈大平(심대평)충남지사 정태영전의원 이희일 전한보경제연구원장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자민련과의 커넥션을 추궁했다.
그러나 정총회장은 『김총재에게 아들 결혼식의 주례를 부탁한 적은 있다』고 인정했으나 김총재에 대한 로비는 부인했다.
정총회장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 관련 대선자금에 대해서도 당재정위원으로서 공식적인 지출외에는 일절 부인했다. 정총회장은 『3당합당 이후 민자당대표로 있을 때 재정위원으로 월 회비를 줬으며 선거나 무슨 때가 되면 특별회비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밖의 대선자금제공여부를 묻자 정총회장은 『개인적으로 지출한 적은 없다. 金賢哲(김현철)씨와 朴泰重(박태중)씨도 만난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신한국당 孟亨奎(맹형규)의원은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가 증인으로부터 30억원을 제의받았다가 거절한 적이 있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으나 정총회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잡아뗐다.
민주당 李圭正(이규정)의원이 『그렇다면 김총재가 거짓말 한거냐』고 따졌으나 정총회장은 『제의한 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국민회의 趙舜衡(조순형)의원은 『증인이 민자당 재정위원으로 있었고 鄭譜根(정보근)씨도 얼마전 신한국당 재정위원으로 있었다』며 연간 헌금규모를 물었으나 정총회장의 답변은 『장부가 없어 기억나지 않는다』고 피해갔다.
92년 대선 때에 대해서는 『선거때 재정위원이 특별히 많이 냈으나 많이 해봐야 10억원이 고작이며 그외에 더 낸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회의 李相洙(이상수)의원 등은 『金命潤(김명윤)신한국당고문 집에서 민주계 최고실세인 김대통령에게 6백억원을 줬다고 알려져 있다』고 추궁했으나 정총회장은 『같은 아파트에서 나는 606호에 살고 그는 808호에 산 이웃지간으로 심심하면 장기도 두고 고스톱도 했으나 대선자금과는 관계없다』고 부인했다.
심지어 정총회장은 신한국당 金文洙(김문수)의원이 『한보사건의 몸체는 정태수 자신이냐』고 묻자 『그렇다. 내 자신이다』고 말할 정도였다. 신한국당 李思哲(이사철)의원이 『대선후 김대통령에게 6백억원을 줬다고 자랑하고 다녔다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정총회장은 『얘기한 적이 전혀 없으며 줬을 리도 없다』며 단호하게 부인했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