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위원이 지난달 26일 국민회의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나눈 밀담내용이 7일 본보에 보도되자 대부분 여권 대선주자들은 「밀실담합」이라고 비난했다.
일부 주자측에서는 『이대표가 자신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여당내 다른 대선주자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과잉행동을 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다.
李漢東(이한동)고문은 이날 『김총재와 이대표가 국민적 의혹을 사고 있는 한보비리에 대해 적정처리 방향을 논의했다는 보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한보사태의 의혹 해소 및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사법처리를 바라는 국민적 기대를 저버리고 오히려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고문은 『특히 「사상문제 불거론」과 「한보사태 적정처리」 등을 논의했다면 이대표가 스스로 천명한 「법대로」원칙에 어긋나며 책임있는 여당 대표가 「밀실담합」을 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내용으로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마이니치신문 주최 강연회 참석차 일본으로 떠난 朴燦鍾(박찬종)고문의 한 측근도 『한보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또 「사상문제 불거론」에 대해서도 『당내 후보경선의 공정성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의 공정성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李洪九(이홍구)고문은 『당대표로서 야당총재와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대표의 한 측근은 『대표가 밀실에서 협상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열린 한보 청문회에서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문제가 터져나온 탓인지 金德龍(김덕룡)의원측은 경황이 없어 보였다. 다만 김의원의 한 측근은 『이대표가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김대중총재에게 자신이 「협상 가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내각제 반대 합의」부분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내각제 불가」를 주장해온 박고문과 김의원측은 『우리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고 했으나 「내각제 요소 강화」를 내걸고 있는 이한동 이홍구고문측은 『김대통령이 「내각제 개헌 불가」를 천명하고 있는 마당에 대표가 야당총재와 이를 합의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불쾌해 했다.
이대표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金潤煥(김윤환)고문측은 『논평할 것이 없다』며 입을 다물었고 李壽成(이수성)고문측도 『아직 공식적으로 정치활동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언급을 피했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