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탄로난 거짓말』

한보사건 국회청문회는 증인들의 「거짓말 경연대회」였다. 우선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은 지난 94∼96년 사이에 한보철강의 회사자금 9백50억원을 1만원권 현찰로 인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에 대해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8일 증언대에 선 金鍾國(김종국)전재정본부장은 『한보상사 대여금 형식으로 9백50억원을 1만원권 현찰로 만들어 정총회장에게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밝혀 정씨의 거짓말은 하루 만에 들통났다. 정씨는 위장계열사인 세양선박과 대동조선을 인수한 자금에 대해서도 『전처의 동생인 李島相(이도상)씨가 자신의 퇴직금과 개인부동산을 처분해서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그러나 검찰에서는 『한보철강 자금을 빼내 두 회사를 인수했다』고 진술했었다. 김씨도 청문회에서 『두 회사의 인수자금 2백60억원은 모두 한보상사에 대한 대여금형식으로 한보철강에서 나간 돈』이라고 밝혔다. 한보에서 평소 「관리자명단」을 만들어 추석 등 명절때 선물이나 정치자금을 돌리지 않았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서도 정씨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러나 김씨는 『정총회장이 명절이니 인사를 하라고 해서 작년 추석때 모두 36억5천만원을 찾아온 사실이 있다』며 정씨의 주장을 뒤집었다. 李喆洙(이철수)전제일은행장도 한보철강에 대한 신용평가결과 사업전망이 좋지 않았는데도 『채무가 급증한 사실 외에는 괜찮은 것으로 나타났었다』고 강변했다. 이와 관련, 제일은행 朴錫台(박석태)상무는 『대출결재서류에 관련자료가 첨부돼 있었기 때문에 이행장이 문제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