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과 관련한 남북한과 미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韓美(한미)양국은 오는 16일 「3자 설명회후속회의」를 열자는 북한의 제의를 10일 수락키로 했다. 정부는 당초 이달말경으로 회의일정을 조정하려 했으나 미국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북측 제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는 최근 북한의 적극적인 태도로 볼 때 이번 회의에서 4자회담에 대한 「긍정적 답변」이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므로 굳이 뒤로 미룰 필요가 있겠느냐는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 회의에서 과연 어떤 태도로 나올지에 대한 예상은 정부내에서도 약간씩 다른 상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0일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4자회담의 예비회담 날짜를 갖고 나올 것으로 본다』며 『예비회담은 한두차례에 그치고 4자회담 본회담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희망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또 『북한은 종전에는 미국을 통해 연락을 해왔으나 이번엔 직접 연락해 오는 등 우호적인 입장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외무부 당국자는 『북한의 金桂寬(김계관)외교부 부부장이 (이번 회의에서) 4자회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예비회담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울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과거 협상때와 마찬가지로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버틸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같은 약간의 시각차이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번 회의에서 결국 4자회담을 수락하는 쪽으로 나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이런 판단에서 정부는 이번 회의에 적극적으로 나서 4자회담을 꼭 성사시킨다는 방침이다. 적어도 5월에는 예비회담, 6월에는 본회담을 열 수 있도록 북한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