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현장 이모저모]동료의원 특위위원사퇴로 어수선

  • 입력 1997년 4월 11일 20시 11분


申光湜(신광식)전제일은행장과 禹우찬목 전조흥은행장을 증인으로 세운 11일 한보청문회는 신한국당 李信範(이신범) 金在千(김재천)의원의 특위위원직 사퇴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두 의원이 특위위원직을 사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이날 오전 일찍 서울구치소에 도착한 여야의원들은 소속당별로 사전 구수회의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골몰. 신한국당의원들은 청문회 시작 30분 전에 1층 의원휴게실에서 비공개모임을 갖고 개개인의 질의자료를 돌려보며 의원별로 핵심신문사항을 분담. 또 당소속 전문위원들에게 질의서를 검토하게 한 뒤 잘못된 내용은 즉석에서 수정. 국민회의와 자민련 소속의원들도 3층 청문회장 옆에 마련된 회의실에서 별도로 모여 신문 방법을 숙의하는 등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날 청문회가 시작되기 직전 서울구치소 정문앞에는 대학생 10여명이 몰려와 『정태수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특위위원들을 증언대에 세우라』며 30여분 동안 시위를 벌여 의원들을 더욱 침통하게 만들었다. 학생들은 「정치권에 국민의 회초리를…」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금배지를 단 의원차림의 한 학생을 시민이 회초리로 때리는 장면을 연출하며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 이들은 또 「당신들도 증언대에 서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정태수리스트에 올라있는 정치인을 청문회에 세우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는 신한국당 이신범 김재천의원의 자리는 비워둔 채 진행됐다. 신한국당 의원들은 당지도부가 두 의원의 사퇴를 받아들이지 않고 만류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사퇴여부가 최종결정될 때까지 두 의원의 질의시간을 다른 의원들이 배분해 사용키로 결정. ○…신전행장은 『한보로부터 뇌물을 받은데 대해 반성하라』는 질의가 쏟아지자 끝내 눈물을 흘리며 우는 바람에 잠시 의원들의 질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신전행장은 오전 청문회에서 여러차례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고 답변했으나 민주당 李圭正(이규정)의원이 오후 보충질의를 통해 『온 국민이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는데 반성의 말을 하라』고 호통치자 감정이 북받쳤는지 울음을 터뜨렸다. 신전행장은 특히 『불철주야 은행을 위해 애써온 제일은행 직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밝히는 대목에서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고 눈물을 닦느라 다음 질의자인 국민회의 金民錫(김민석)의원의 질의가 1분가량 중단됐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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