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정국」청와대 표정]강경한 검찰-레임덕가속화 우려

  • 입력 1997년 4월 13일 19시 58분


현재 진행중인 검찰의 한보수사를 놓고 『지금 검찰은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검찰이 청와대의 통제권에서도 벗어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검찰총장도 중수부장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수부장 역시 일선 수사검사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최근 잇따른 거물급 정치인 소환조사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조사의 범위와 방식을 놓고 검찰 수뇌부와 일선 수사진 간에 「온도차」가 있는 것 같다』며 「검찰의 독자행보」를 심각한 사태라고 우려하고 있다. 왜 이런 일들이 나타나는가. 한마디로 권력누수현상, 즉 레임덕이 빚어내고 있는 현상이다. 지금 청와대에는 검찰의 「정태수 리스트」수사로 주도되고 있는 「시계 제로의 정국」을 바라보며 정국운영의 통제력 상실로 임기말 「레임덕 현상」이 더욱 가속화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 그러나 정치인 소환에 따른 정국파문은 일단 12일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대표간의 회동을 계기로 다소 수그러들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소환정국 이후의 국면을 풀어갈 수습의 가닥이 쉽게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 청와대측의 고민이다. 관계자들은 검찰의 최근 강경 분위기에 비추어 한보의 「몸통」수사에서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조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측은 현철씨 부분에 대해 자체 내사 등을 통해 「돈에 관한 한 큰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보수사가 5월 중순까지 무난히 매듭지어질 경우 김대통령의 대(對)국민성명 발표와 정치자금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추진, 상황을 수습하고 자연스럽게 대선정국으로 옮겨간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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