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와 한보그룹 鄭譜根(정보근)회장간에 다리를 놓아준 것으로 밝혀진 대통령 민정수석실의 吳世千(오세천·44)비서관은 14일 『보근씨의 요청으로 현철씨를 소개해 주었다』고 주장했다.
오비서관은 이날 『92년부터 고교(경복고)후배의 소개를 통해 알고 지내던 보근씨가 94년 「현철씨를 한번 만나도록 해 달라」고 두차례나 부탁을 해 자리를 주선했다』고 밝혔다.
오비서관은 두사람을 소개할 당시 보근씨와는 이미 여러차례 식사를 한 적이 있어 친숙한 사이였다고 밝혔다. 또 현철씨는 경복고 6년후배로 92년 대통령후보 비서실에서 함께 근무하기 시작한 이후 동문모임 등을 통해 1년에 여러차례 만났기 때문에 두 사람을 다 잘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비서관은 현철씨에게 『보근씨가 만나고 싶다』는 말을 전하자 『대통령 아들과 재벌2세가 만나는 것은 좋지 않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근씨가 재차 『비즈니스 관계로 만나려는 것이 아니다』고 간청, 오비서관이 다른 모임에서 이같은 뜻을 전하자 현철씨도 동의해 94년 가을 롯데호텔의 중국음식점 상하이에서 점심을 들도록 주선해 주었다고 밝혔다. 오비서관은 『당시 두사람은 처음 만난 사이였고 미국 유학생활 등 단순히 신변얘기들을 나누고 헤어졌으며 이후 두사람이 만났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근씨는 이날 청문회에서 현철씨와 만나게 된 경위에 대해 『오비서관이 먼저 「현철씨가 고등학교 후배인데 한 번 만나보라」고 해 만났다』며 자신이 먼저 만나자고 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