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언제쯤 끝날까. 작년 초부터 시작된 불황이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와 재계가 경기진단에 적극 나서고 있다.
姜慶植(강경식)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16일 『국내 경기가 더이상 내려갈 것이 없는 저점에 거의 접근하고 있지만 상승국면으로 바뀌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경기침체가 오랫동안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늦어도 오는 6월이면 경기의 저점을 통과할 전망이지만 설비투자와 수출의 추이에 비추어 곧바로 상승국면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는 관측.
이에 따라 재경원은 불황국면이 내년초까지 지속돼 올해 실질경제성장률이 5% 안팎에 그칠 것을 각오하고 있다.
민간 경제계는 현시점이 경기의 저점이지만 회복국면은 더디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본다.
宋泰政(송태정)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반도체 석유화학 등의 수출증가가 경기회복을 이끌어갈 전망이지만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워낙 위축돼있어 불황의 골은 어느 때보다도 깊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생산과 재고증가율이 동반하락하는 점에 비추어 현시점이 경기의 저점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沈相達(심상달)연구위원은 『경기가 현재 저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회복국면을 보일 것』이라며 『그러나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지않아 체감경기의 회복은 연말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재경원은 지금의 불황기가 경제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긴축정책을 통한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올해 5% 내외의 낮은 성장률을 참아내면 내년부터 6%대의 적정성장률을 몇년간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간보고서도 한국경제가 긴축정책과 노동법개정 등으로 올해안에 경쟁력을 강화, 내년부터 순항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鄭智澤·정지택 재경원 정책심의관)
한편 경기부양책에 대한 요구도 나온다.
『긴축정책을 통해 거품을 걷어내려는 정부의 정책의지에 동감하지만 사회기반시설(SOC) 투자를 줄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SOC 투자활성화 등 적절한 경기부양책이 병행돼야 한다』(趙洪來·조홍래 현대경제사회연구원 동향실장)
〈임규진·이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