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이용남씨 『청와대서 비서관 두번 만나』

  • 입력 1997년 4월 17일 07시 55분


◇이용남 전 한보사장 ▼ 정치인―청와대 로비 의혹 ▼ 이전사장은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의 지시로 정치인에게 돈을 전달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으나 『특정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포괄적으로 도와달라는 의미였다』고 밝혔다. 이전사장은 또 의원들이 자신의 차량운행일지(본보 4월2일자 39면 보도)를 근거로 『청와대에 간 사실을 밝히라』고 하자 『지난해 8월13일을 포함, 두번 청와대에 들어가 尹鎭植(윤진식)재정금융담당비서관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한보 동아시아가스㈜가 러시아 주식을 취득했는데 이 과정에서 법적용이 잘못돼 평소 아는 윤비서관에게 자문하러 갔다』고 말했으나 『대출을 위한 로비를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윤비서관의 담당은 해외주식취득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추궁하자 대답을 하지 못했다. ▼ 경조사비―후원회비 지원 ▼ 이전사장은 △92년 1억9천만원 △93년 2억3천만원 △94년 2억1천만원 △95년 2억3천만원 △96년 2억7천만원 등 모두 11억3천만원을 사용한 사실을 시인하고 『이 가운데 7억5천만원을 정치인 공무원 언론인에 대한 경조사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전사장은 『경조사비는 한번에 1백만원 낼 때도 있고 1백만원 이상일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전사장은 또 『야당의원 뿐만 아니라 여당 전현직의원에게도 후원회비를 준 적은 있으나 공무원에게는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10∼20명에게 50만∼1백만원 정도를 냈는데 예외적인 경우 1천만원 이상도 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명단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 매립비 과다 의혹 ▼ 의원들은 『당진제철소 공유수면매립 면허를 얻을 때의 예상비용은 5백74억원이었으나 95년3월 공사를 끝냈을 때는 2천8백97억원으로 비용이 늘어났다』며 『차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전사장은 그러나 『원래 우리가 매립하던 지역의 공시지가 자체가 훨씬 비쌌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의원들이 『한보철강의 건설계약과정과 건설비 및 노무비의 과당계상, 사채시장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았느냐』며 계속 추궁하자 『자금은 담당하지 않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박제균기자〉 ◇홍태선 전 한보철강사장 ▼ 2천억원 리베이트설 ▼ 홍전사장은 독일 SMS사와 코렉스설비도입 계약과정에서 2천억원의 리베이트를 조성했고 그 배후에 金賢哲(김현철)씨가 개입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 『계약의 직접 당사자로서 절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설비도입액수가 1천8백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2천억원의 리베이트가 발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보 내부의 자전거래(自轉去來)를 통해 투자금액을 늘렸다』면서 『투자비를 과다계상하거나 매출액을 늘리는 문제로 鄭譜根(정보근)회장과 다퉈 인사조치당했다』고 덧붙였다. ▼ 코렉스설비의 타당성 ▼ 홍전사장은 검증되지 않은 코렉스설비를 무리하게 도입한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 『어느 제철소보다 손색없는 꿈의 제철소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항제철도 코렉스공법을 시험가동중이었고 기존의 고로방식은 1백만평의 부지가 필요한데 당진제철소 부지가 좁아 설비를 도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부지가 확보됐다면 안전성을 고려해 고로방식을 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당초 예상된 설비비 3조6천9백억원보다 설비비가 훨씬 불어나경제성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 현철씨 제철소방문 여부 ▼ 홍전사장은 『당진제철소에 근무한 93년 11월15일부터 96년 3월11일까지 현철씨가 제철소를 방문한 적도 없고 소문을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자민련 李良熙(이양희)의원은 『방문기록을 모두 찾아봐도 제철소를 방문한 국회의원이나 장관들의 방문기록도 전혀 없다. VIP는 그룹비서실에서 관리하지 않느냐』며 홍전사장 진술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 북한황해제철소 투자의혹 ▼ 국민회의 李相洙(이상수)의원은 일부언론에 보도된 황해제철소 관련문서를 들이대며 『한보가 북한 황해제철소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홍전사장은 『그런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투자가 아니라 황해제철소에서 선철 원료를 사서 임가공을 하려 했다. 대규모 투자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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