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자금 수수의혹과 관련, 의장직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金守漢(김수한)국회의장은 17일 고향인 대구를 찾았으나 불쾌한 표정이 역력했다.
김의장은 이날 오전 대구 프린스호텔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구 경북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정치가 제 기능을 못한 채 표류하고 있으며 서로가 서로를 함부로 탄핵하는 증오의 메시지가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장은 이어 『20세기를 갈무리하고 21세기를 준비하는 세기적 전환점을 맞아 갈등과 반목의 악순환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바로 자신에 대한 사퇴압력을 무차별적 「탄핵」과 「증오」로 규정하는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김의장은 이날 축사 외에는 일절 말을 꺼내지 않았다. 李榮德(이영덕)전국무총리 趙鏞基(조용기)목사 등 참석자들과 조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이 검찰조사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겠느냐. 그 문제에 관해 나는 벙어리다』며 입을 다물었다.
이에 앞서 16일 저녁 대구지역 기관장들과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도 그는 기자들이 몰려들자 『왜 여기까지 따라와 그러느냐』며 벌컥 화를 내는 등 불편한 심사를 감추지 못했다.
〈대구〓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