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 두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 상고심에서 공직자의 뇌물죄 적용범위를 폭넓게 인정함으로써 검찰의 「鄭泰守(정태수)리스트」 수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7일 비자금사건 확정판결에서 『정치자금 선거자금 성금 등 명목으로 이뤄진 금품수수라 하더라도 그것이 정치인인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갖는 뇌물』이라고 못박았다.
대법원은 또 『금품수수 공무원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는 범죄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은 받고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정태수 리스트」에 올라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때 한보그룹과 연관이 있는 국회 상임위 소속의원이나 이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각당의 중진의원들을 형사처벌대상에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
검찰이 1차적인 형사처벌 대상으로 꼽고 있는 정치인은 △국민회의 金相賢(김상현)의원처럼 국정감사를 앞두고 돈을 받았거나 △신한국당 金正秀(김정수)의원처럼 국회 재정경제위 소속이거나 △文正秀(문정수)부산시장의 경우처럼 받은 돈의 액수가 많고 사과상자에 돈을 받은 의원 등이다.
이에 대해 李石淵(이석연)변호사는 『국회의원은 대통령과 또 다른 헌법기관으로서 국정감사 대정부 질의 등을 통해 국정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라며 『특히 기업에서 돈을 받은 경우 재경위와 같은 소관 상임위원회나 소속 정당의 국회의원을 통제할 수 있는 중진의원들은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더라도 돈을 받았다면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양기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