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는 18일 한국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조찬모임에서 난마처럼 얽힌 최근의 시국현안에 대해 비교적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언급은 金賢哲(김현철)씨 문제였다. 이대표는 현철씨 처리문제에 대해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신한국당 일각에서는 이대표가 현철씨 문제에 대해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자 상당히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鄭泰守(정태수)리스트」 조사와 관련, 검찰조사를 받은 정치인의 거취에 대해 「법대로」와 「정치현실」사이에서 균형을 꾀하는 듯한 인상을 짙게 풍긴 대목도 눈길을 끈다.
이대표가 자신의 지론에서 다소 벗어나는 듯한 「모험」을 한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간다. 그만큼 당내 사정이 복잡하다는 얘기다. 당장 대선후보 경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무엇보다 소속의원 및 지구당위원장의 심경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이대표의 처지다.
실제 당내, 특히 집중적으로 소환대상이 된 민주계 인사들사이에서 「음모론」 「배후설」, 심지어『현철이 하나 살리기 위해 정치인을 다잡느냐』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그 강도도 심상치 않을 정도다. 이대표가 이날 주공(主攻) 목표를 현철씨로 잡고 당 추스르기에 관심을 표명한 것도 이같은 현실을 깊이 인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한보사건 검찰수사를 어떻게 생각하나.
『철저하게 공정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힌다는 원칙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한보 돈을 받은 정치인의 거취에 대한 의견은….
『이름이 올랐다고 모두 부정한 정치인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문제다. 돈을 주고 받은 정치인이 도덕성을 결여했는지를 개별적으로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
―최근 민주계와 대표간에 갈등이 있다는데….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고 지금은 해소됐다. 처음부터 민주계와 특별히 나쁜 관계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선거공영제를 확대하면 국민부담이 가중되지 않는가.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선하고 깨끗한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민도 약간의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최영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