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회장과 민자당최고위원을 지낸 朴泰俊(박태준)씨의 정계 복귀문제가 정치권안팎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許和平(허화평·무소속)의원이 17일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잃게 되자 경북 포항북 보궐선거에 박씨의 출마설이 급부상하는 것이다.
박씨는 현재 일본 도쿄(東京)에 머물고 있다. 그는 보궐선거 출마여부에 대해 한마디도 분명한 언급이 없었으나 부정적인 표현을 한 일도 없다는 게 한 측근의 얘기다. 그는 『출마를 권하는 현지여론을 지난 3월말 박전회장에게 전달했는데 「허의원이 어려운 입장에 있는 상황에서 그런 얘기는 맞지 않는다」고만 말했다』고 전했다.
출마설의 진원지는 포항 현지와 측근들이다. 현지에서 박씨의 출마를 거론하는 여론이 많아지자 10여명의 측근들은 금명간 박씨의 출마문제에 대한 의견을 종합한 뒤 직접 건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측근들의 의견은 「출마」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 확실하다.
박씨가 출마할 경우 단순한 보선 차원을 넘어 향후 대선정국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변수로 작용하리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박씨는 출마를 한다해도 「무소속」을 표방할 것이지만 그의 비중으로 보아 대권을 노리는 각 캠프들도 그를 지지세력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박씨가 출마할 경우 후보를 내지 않을 공산이 크다.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李基澤(이기택)민주당총재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지만 박씨가 출마할 경우 불출마 쪽으로 거취를 정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철(鐵)」로 국난(國難)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철의 사나이」로 불리는 박씨의 출마설은 관심을 끌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