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생활 이틀째를 맞고 있는 전북한노동당 비서 黃長燁(황장엽)씨와 그의 측근인 전여광무역총사장 金德弘(김덕홍)씨는 안기부내 안가에 마련된 숙소에서 첫날밤을 지냈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안가에서 20일 밤10시반경 잠자리에 든 황씨는 평소처럼 다음날(21일) 오전6시에 기상, 20분정도 아침운동을 하는 등 중국 필리핀에 체류할 때보다 더 심리적으로 안정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
또한 황씨와 김씨는 이날 청와대 주치의급으로 구성된 의료진으로부터 종합 건강진단을 받은 뒤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숙소에 도착한 황씨는 『한국정부에서 잘 보살펴 주어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필리핀에서는 과연 서울에 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여기 오니 마음이 놓인다』며 안도감을 나타냈다고 한 정부당국자가 전했다.
황씨는 21일 아침식사로 커피와 요구르트를 들었다.
이에 앞서 숙소에 도착한 황씨와 김씨는 20일에는 점심때 모두 미역국 갈치 김 등으로 차려진 한식을 절반정도 먹었고 저녁에는 황씨는 빵 치즈 과일을, 김씨는 밥과 굴비 나물을 주로 먹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황씨는 20일 저녁에 짬짬이 신문과 TV를 시청하면서 국내 정세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저녁9시 TV뉴스에서 자신이 金日成(김일성) 조카사위라는 보도가 나오자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는 등 자신과 관련한 보도내용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는 것.
황씨는 특히 국내 적응을 위해 세계문학전집 세계사 한국어백과사전 경제학사전 등을 요청했고 『매일 1시간씩 영어공부와 간단한 아침운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정연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