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己燮(김기섭)전안기부 운영차장이 안기부에 재직할 당시 안기부가 청와대에 보고하는 기밀문서 사본을 빼내 金賢哲(김현철)씨에게 정기적으로 제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沈在淪·심재륜 검사장)는 23일로 예정된 김전차장의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 증언이 끝나는 대로 김전차장을 소환,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3면에 관련기사〉
검찰과 현철씨 측근에 따르면 김전차장이 현철씨에게 매주 제공한 안기부 주례보고서에는 △국회의원 등 정계 주요인사 △장차관 등 고위공무원 △국영기업체 사장 △재벌총수 △언론사 사장 주필 편집국장 등 언론계 주요인사 △주요 재야인사의 동향 등이 기록돼 있었다는 것.
보고서에는 이들 주요인사들이 최근 접촉한 인물과 각 인사들의 인맥 인물평 여자관계 등 스캔들 비리내용 대형사건의 뒷얘기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겨져 있었다.
특히 장차관들이 입각할 때는 「누구는 누구의 오른팔이다. 누구는 누구사람이다」는 식으로 인맥과 세간의 인물평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A4 용지 10∼15쪽 분량의 이 보고서에는 군데군데 「대외비」도장이 찍혀 있었으며 각 인사들의 최근 동향은 보통 2∼3줄, 많을 경우에는 5∼6줄 분량이었다.
이 보고서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읽기 쉽게 하기 위해 다른 보고서보다 글자가 다소 크고 행간(行間)도 넓게 돼 있었다.
현철씨는 안기부 보고서와 함께 현철씨 사조직팀이 작성한 자체 정보보고서와 증시루머 등을 담은 보고서 등 모두 3종의 보고서를 매주 받아보았으며 이들 보고서에 담긴 각종 정보를 토대로 김대통령에게 고위공직자 인사와 정국운영 등에 대해 조언하고 자신의 대외활동에도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대·이호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