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직원들 『김기섭씨 증언 40%정도만 사실』

  • 입력 1997년 4월 24일 07시 58분


안기부 직원들은 한때 자신들의 「상관」이었던 金己燮(김기섭)전운영차장의 청문회 증언을 어떻게 평가할까. 국내 정치정보를 담당하는 1차장 산하 직원들은 이날 김전차장의 답변과정에서 조직내의 기밀이 누설되거나 의외의 폭로가 나오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웠다. 증언을 지켜본 안기부 직원들은 『착잡했다』고 말하면서도 별다른 「특이사항」이 드러나지 않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안기부의 한 직원은 『현철씨와 조직을 보호하겠다는 김전차장의 의무감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직원은 『일부 의원들이 안기부 고위간부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안기부가 도청과 감청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는 화가 났다』고 말했다. 안기부 직원들의 김전차장 답변에 대한 평가는 답변의 진실성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안기부의 한 직원은 『김전차장의 증언이 얼마나 사실에 가까우냐』고 묻자 『40%정도는 믿을 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김전차장이 국내정보를 보고받는 위치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힘이 있었다』며 『알려고만 하면 알 수도 있는 위치였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또 『국정에 광범위하게 개입했던 현철씨와 자주 만났는데 무슨 얘기를 했겠느냐』고 반문하고 『그런데도 김전차장은 「1+1〓2」라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평가했다. 조직에는 「YES」, 실체적 진실규명에는 「NO」였다는 것이 김씨 증언에 대한 안기부 직원들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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