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관심사인 「金賢哲(김현철)청문회」를 하루 앞둔 24일 여야 특위위원들과 현철씨측은 밤늦게까지 불을 밝히며 공수(攻守)준비에 분주했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이날 열린 청문회의 자리까지 비워가며 저마다 「청문회 스타」로 떠오르기 위해 골몰하는 모습이었다.
▼ 신한국당 ▼
특위위원들은 「증인 봐주기」의 인상을 일거에 씻을 수 있는 호기라며 「강공(强攻)」을 다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의 관계 및 현철씨와 과거에 맺었던 관계 등에 비추어 섣불리 나서기는 힘들 것 같다.
실제로 공격의 강도를 어느 정도로 조절하느냐를 놓고 고심중인 특위위원들이 많다. 특히 「현철씨 공천 케이스」라는 말 때문에 청문회 내내 시달려온 孟亨奎(맹형규) 李思哲(이사철)의원 등은 25일 청문회에서 그같은 「오명(汚名)」을 말끔히 벗어버리기를 바라고 있으나 뾰족한 접근 방법이 없어 고민하는 모습이다.
朴柱千(박주천)의원은 지난 21일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온 朴慶植(박경식)씨에게 호되게 당한 불명예를 만회하겠다는 태세다. 박의원은 이날 저녁 비서진을 현철씨 대역으로 앉혀 놓고 리허설을 갖기도 했다.
▼ 야권 ▼
야당의 특위위원들은 이번 한보청문회의 성패가 현철씨에 대한 청문회 결과에 좌우될 것이라며 이날 밤 당별로 대책회의를 열고 신문내용을 최종점검했다. 이 때문에 야당 의원들은 현철씨의 증인소환을 하루 앞둔 24일 밤늦게까지 현철씨를 옭아 맬 결정적 물증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국민회의 소속 위원들은 朴泰重(박태중) 金己燮(김기섭)씨 등 현철씨의 측근들이 철저하게 의혹추궁을 부인한 것처럼 현철씨도 부인으로 일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현철씨를 결정적으로 궁지에 몰아넣을 만한 물증이 마땅치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국민회의의 金景梓(김경재)의원은 점심시간을 이용, 현철씨의 국정개입사실을 폭로한 박경식씨를 만나기 위해 급히 국회를 떠났다. 또 특위위원들에게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吳佶錄(오길록)민원실장도 『현철씨의 숨겨진 부동산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급히 출동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회의측은 현철씨에 대한 광범위한 의혹을 추궁하기 위해 역할분담을 마친 상태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李相洙(이상수)의원은 대북관련을, 金民錫(김민석)의원은 국정개입 의혹을 집중 추궁하기로 했다.
자민련 특위위원들도 24일 청문회가 끝난 뒤 전문위원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 李麟求(이인구)의원은 『지금까지 출석한 현철씨 측근들의 태도로 볼 때 현철씨가 부인으로 일관할 것은 뻔하다』며 『어른의 입장에서 현철씨의 잘못을 준엄하게 꾸짖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제균·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