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이수성고문 단독회동…「反이회창 연합」본격화조짐

  • 입력 1997년 4월 27일 20시 08분


신한국당 대권주자 李壽成(이수성)고문과 李漢東(이한동)고문이 27일 저녁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단 둘이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달 중순 이수성고문이 총리직을 사임하고 잠시 서울대병원에서 건강을 체크하고 있을때 이한동고문이 병문안을 간 이후 처음이다. 두사람은 이날의 단독회동에 대해 『오랜만에 술한잔 하며 회포를 풀기 위해…』라고 말했지만 시기가 미묘한 만큼 당안팎에서 예사롭지 않은 시선이 쏠렸다. 金賢哲(김현철)씨에 대한 국회 청문회가 끝나는 등 한보정국이 마무리되고 정치권이 경선국면으로 접어드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두사람은 서울대법대 선후배(이한동고문이 2년 선배) 사이로 어떤 이야기도 터놓고 나눌 수 있는 관계로 알려져 있다. 덩치가 비슷하고 술을 좋아하며 「신의」를 각자의 트레이드 마크로 삼고 있는 점도 서로 통하는 대목이다. 이수성고문은 이한동고문을 「형님」으로 부르는데 그가 병문안 왔을때 주변에 있는 자신의 측근들에게 『형님을 잘 모시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가에서는 두 사람이 본격적인 경선을 앞두고 「반(反)李會昌(이회창)연합전선」을 이루기 위해 서서히 움직이는게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연대가능성에 걸림돌이 없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그동안 물밑행보를 해 온 이수성고문은 다음달 20일경 경선문제 등에 대해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는데 내심 자신을 중심으로 민주계 민정계가 뭉치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당내파이자 민정계 대부(代父)인 이한동고문은 그동안 인천 경기 충남 지역을 돌면서 지구당위원장을 만나는 등 경선에 대비, 표밭다지기를 시도해 왔다. 그는 최근들어 당내 영입파를 겨냥, 「정치 아마추어리즘」을 거론하는 등 목소리를 높여 왔으며 특히 예비주자들의 사상적 검증을 강조해 왔다. 5월 경선정국을 맞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이수성고문과 이한동고문이 걸림돌을 극복하고 힘을 합칠 수 있을지, 李洪九(이홍구)고문과 함께 「3이(李)연대」를 이룰지, 나아가 이들이 「범 반(反)이회창 전선」을 형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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