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증인 박석태 前제일銀상무 자살…28일 자택서

  • 입력 1997년 4월 28일 19시 06분


청문회때의 박석태씨
청문회때의 박석태씨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에서 증언했던 朴錫台(박석태·59)전 제일은행상무가 28일 오후 3시10분경 서울 마포구 망원1동 자택 거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대학 2년생인 막내딸(24)에 의해 발견된 박씨는 거실안에서 2층으로 통하는 계단에 못을 박은 뒤 빨랫줄로 목을 매단 채 숨져 있었다. 박씨는 서재에 남겨 놓은 유서 앞머리에 가족의 이름을 모두 거명한 뒤 「먼저 가서 미안하다. 못난 아빠를 용서해 주고 내 시신을 화장해 달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철수 신경식 은행장님에게 죄송합니다. 윤진식 청와대비서관과 박태영 김원길 의원에게도 미안합니다」고 덧붙여 놓았다. 박씨의 이웃으로 제일 먼저 시체를 검안한 의사 尹珍烈(윤진열·소아과원장·51)씨는 『박씨 가족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해 보니 박씨가 숨진지 30분 가량 지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박씨의 부인과 사법시험 합격후 사법연수원에 다니고 있는 둘째딸은 외출중이었다. 평소 박씨와 친하게 지냈던 의사 윤씨는 『원래 소심하고 말수가 적었던 박씨가 한보청문회에 다녀와서는 거의 넋이 나간 상태였다』며 『26일 아침 동네 목욕탕에서 만났을 때 평소와는 달리 인사도 건네지 않았고 몹시 수척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평소 말수가 적은 박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박씨는 지난 17일 국회청문회에 참석, 1조7백억원에 달하는 한보철강 대출과정과 한보가 유원건설을 인수할 당시 자금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이를 간접 시인하는 발언을 했다. 〈이현두·이승재·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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