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6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한보철강 당진공장 준공식 참석을 건의한 사람은 과연 누군가.
김대통령은 한보 부도이후 경제장관 회의 석상에서 『내가 그곳에 안간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당시 이 문제는 한보대출 배후문제와 연관지을 수 있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신한국당 韓利憲(한이헌)의원과 朴在潤(박재윤)전통상산업부장관 金錫友(김석우)전청와대의전수석은 김대통령에 대한 당진제철소 준공식 방문 「진언」의 주체를 놓고 서로 엇갈린 주장을 했다.
특히 지난 24일 청문회에 출석한 한의원은 『대통령께 올린 건의는 통상적인 진행 절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통상산업부의 요청으로 김대통령의 한보행을 권유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전수석도 한보부도 후 『통상산업부의 건의로 김대통령의 당진행을 고려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8일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박전장관은 『한보측이 장관의 참석을 요구했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한보행을 건의할 필요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박전장관은 『우리가 볼 때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지만 관계자들간에 기억하는 분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분도 있어 죄송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박전장관은 『어느 누구도 책임을 회피하거나 발뺌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건의를 했다 하더라도 기간산업 발전을 위해 어찌보면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대통령은 분명 건의를 받았지만 건의 당사자는 드러나지 않은 채 논쟁은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셈이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