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大選 잉여금 132억 현철씨가 관리했다

  • 입력 1997년 5월 5일 09시 02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沈在淪·심재륜 검사장)는 4일 金賢哲(김현철)씨가 자신의 측근 심우 대표 朴泰重(박태중)씨를 통해 지난 92년 대선자금중 남은 1백32억원을 관리해온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지난 93년 1∼3월 사이에 박씨 및 박씨 가족과 박씨 측근 명의의 98개 계좌에서 출금된 1백32억원의 출처를 추적한 결과 이 돈이 대선자금중 남은 돈의 일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구속된 박씨를 추궁해 이같은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백32억원은 지난 92년 대선 당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사조직인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나사본)의 선거자금 중 남은 돈과 현철씨가 민주사회연구소 등 자신의 사조직 운영을 위해 직접 거둔 대선자금중 남은 돈의 일부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철씨가 1백32억원을 가차명 계좌로 돈세탁을 한 뒤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중견기업인에게 은닉하거나 측근 명의로 양도성예금증서(CD) 및 제2금융권 등의 고수익상품에 투자해 운용해온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현철씨가 문제의 1백32억원중 1백여억원은 이미 사용하고 나머지 30여억원은 아직 보유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현철씨의 또 다른 측근인 李晟豪(이성호)전 대호건설 사장도 대선자금중 남은 돈의 일부를 관리해온 혐의를 포착, 이씨와 이씨 회사명의의 계좌를 집중 추적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현 정부 출범이후 현철씨가 선거자금 또는 활동비 명목으로 경복고 동문 기업인과 측근들에게서 모두 35억원가량을 받은 사실을 이날 현재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철씨가 지방자치단체선거와 총선 직전 기업인들에게서 20억원이상, 이성호씨 및 박태중씨 등에게서 사무실 운영비와 활동비 명목으로 모두 15억원가량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복고출신 기업인 가운데 △신성그룹 申泳煥(신영환)회장 3억원 △두양그룹 金德永(김덕영)회장 5억여원 △우성그룹 崔勝軫(최승진)부회장이 1억여원을 각각 현철씨에게 제공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양기대·이수형·하종대·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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