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과자나 과일은 처음 먹어봐요. 매일 먹게 해주세요』
지난 12일 서해상을 통해 귀순한 북한의 「보트피플」 안선국씨와 김원형씨의 자녀들이 했다는 말이다.
안기부는 14일 『두가족 일행은 인천항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배멀미의 후유증 등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김치찌개, 꽃게탕, 버섯전골, 삼겹살 등의 식사를 남김없이 먹는 등 심리적으로 안정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두 가족은 인천항에 들어오던 날인 13일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대부분 치아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안씨의 어머니 김몽선씨(68)는 지난 85년의 뇌출혈로 인해 중풍증세로 고생하고 있고 안씨와 안씨의 처 김화옥씨, 김원형씨 등은 북한에서 작업도중 손가락이 하나씩 잘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대부분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안기부는 밝혔다.
이들은 북한의 식량상태가 몹시 심각하다고 전했다. 金正日(김정일)은 올 봄부터 『농사가 안되기 때문에 군대가 틀어쥐고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지시를 인민무력부에 하달하는 등 농사에 군대를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지시에 따라 각급 군부대는 부대장을 농장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부대장은 1년동안 자신이 맡은 농장을 책임지고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군복무 연한도 지난해 10월부터 13년으로 늘어나 제대 예정자들이 『서른이 돼야 제대할 수 있게 됐다』는 불평을 하고 있다고 귀순자들은 전했다.
〈윤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