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중순경 치러질 예정인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선출 전당대회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투표방식이 도입될 전망이다. 신한국당은 15일 당내 경선 1차투표를 대학입시 등에 흔히 사용하는 「광학식 마크판독장치(OMR)카드」를 이용한 전자투표방식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처럼 전자투표방식을 도입키로 한 것은 경선후보의 난립으로 1차투표에서 과반수 득표 후보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난 92년 4천여명의 대의원이 참가한 민자당 대선후보경선 때 투개표에만 무려 6시간이 걸렸다. 이를 감안하면 1만2천여명이 참여하는 이번 경선에서 하루안에 최종후보자를 가릴 2차투표까지 마치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그렇다고 전당대회를 이틀에 걸쳐 치르면서 대의원들을 서울에서 하룻밤 묵게 할 경우 대의원 매수행위와 같은 부작용이 없으리라는 법이 없다. 따라서 신한국당은 신속한 투개표가 가능한 전자투표방식을 도입, 하루안에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한 것이다.
다만 2차 결선투표를 치러야 할 경우 1차 투표에서의 최고 득표자와 차점자가 누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인쇄소를 비상대기시켜 놓고 1차 투표결과가 나오는대로 즉시 투표용지인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투표소도 60개 정도 설치, 투표시간을 줄일 방침이다.
전자투표방식은 중앙선관위가 지난 95년 6.27 지방선거 때 도입하려 했으나 87년 대선 때처럼 컴퓨터로 개표결과를 조작했다는 시비가 다시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무산됐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