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경선을 보는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주류와 비주류를 축으로 한 대결구도다. 다른 하나는 「DJ 이후」를 겨냥한 비주류측 두 후보간의 경쟁관계다.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한 鄭大哲(정대철)부총재와 총재경선에 나선 金相賢(김상현)지도위의장은 「DJ대항전선」에서는 훌륭한 협력자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경선 이후 「차기 지도자」로서 당내 주도권을 염두에 둬야 하는 치열한 경쟁자이기도 하다.
겉으로는 연대를 과시하고 있지만 김의장측이 『후보는 김대중, 총재는 김상현』이라는 말로 자기 위주의 득표전략을 강행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경쟁구도와 무관하지 않다.
16일 서울 서소문동 정대철후보사무실에서 일어났던 해프닝도 김의장측에 대한 정부총재측의 불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건 사기야 사기』
이날 밤 10시반경 흥분한 얼굴로 사무실에 뛰어들어온 정부총재측의 한 운동원은 한동안 김의장측을 격렬히 비난했다. 이 운동원은 이날 『대구지역 대의원들과 만난 김의장이 「후보는 김대중, 총재는 김상현」이라고 말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흥분했다.
대선후보경선에 나선 정후보측은 김의장에 비해 여건이 불리하다. 金大中(김대중)총재의 「마지막 대권도전」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대의원들의 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반면 총재경선에 나선 김의장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더욱이 김의장은 1년 전부터 대의원들에게 공을 들여왔다.
두 사람의 격차가 벌어진다면 앞으로 당내싸움에서 한쪽이 불리해 질 수밖에 없다. 경선 결과와는 별도로 비주류측 두 후보의 득표율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