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당헌당규개정위원회가 지난 16일 후보추대위 등 각종 명목의 후보지지모임 결성과 지지서명을 금지하는 규정을 당규에 신설키로 하자 범(汎)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헌당규개정위가 이 규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던 16일 오후 정발협 간사장인 徐錫宰(서석재)의원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발협이 어느 시점에 가서는 후보추대위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서의원의 말대로라면 정발협은 경선과정에서 특정후보를 추대하는 성격의 조직체로 전환할 것이 분명한데 이는 곧바로 당규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동이 된다.
그렇다고 당규에 따를 경우 경선전 일정시점에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정권재창출에 나서겠다는 정발협의 당초 구상은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발협측은 16일의 당헌당규개정위가 열리기 전에 이 규정이 신설될 움직임을 알아채고 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규정에 대해서는 정발협뿐 아니라 당안팎 인사들로 구성된 지지모임 결성을 준비해온 각 대선예비주자 진영도 반대하는 분위기다. 이들 진영은 경선후 당이 깨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강제로 각 후보진영의 자유로운 정치적 행동을 제약하는 것은 「공안적(公安的)」 발상이라고 주장한다.
또 일부 주자 진영에서는 19일로 예정된 대선예비주자 관계자모임에서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 문제를 둘러싼 일대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