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沈在淪·심재륜 검사장)는 17일 李晟豪(이성호)전 대호건설사장 등 6개 기업 대표에게서 65억5천만원을 받고 증여세 13억5천만원을 포탈한 혐의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를 구속 수감했다. 현철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조세포탈 혐의가 적용됐다.
법원은 이날 오후 4시경 현철씨를 불러 영장실질심사를 실시한 뒤 오후 4시38분경 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현철씨는 지난 95년 4월 두양그룹 金德永(김덕영)회장에게서 『신한종금 주식반환청구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계속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는 등 모두 15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철씨는 또 이성호 사장에게서 서초종합유선방송 사업자 선정, 공정거래법 위반여부에 대한 선처, 한국도로공사가 시행하는 「만남의 광장」사업자 선정, 재판계류중인 아버지 李鍵(이건)회장에 대한 선처 등을 부탁하며 지난 93년 12월부터 2년동안 26차례에 걸쳐 17억2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현철씨가 이들 2개 업체에서 이권청탁 대가로 받은 돈은 모두 32억2천만원이며 서초케이블TV 사업자선정에는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현철씨는 △한솔제지 趙東晩(조동만)부사장에게서 15억5천만원 △신성그룹 申泳煥(신영환)회장에게서 6억원 △우성그룹 崔勝軫(최승진)회장에게서 1억8천만원을 받는 등 3개 업체 대표에게서 매달 활동비 명목으로 받은 23억3천만원과 △지난 95년 6월 대동주택 곽인환회장에게서 지방자치단체 선거자금으로 받은 10억원에 대한 증여세 13억5천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기업인들이 준 활동비와 선거자금에 대해서는 비록 대가성은 없으나 부정한 방법에 따른 불법 불로소득을 근절하기 위해 현철씨에게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16일 소환된 金己燮(김기섭)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개인비리가 확인되면 18일중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검찰은 『현철씨가 갖고 있는 비자금은 70억원 정도이며 50억원은 계좌에서 빠져나갔으나 아직 행방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철씨가 현재 보유중인 대선자금 잔여금과 비자금은 1백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며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양기대·하종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