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金心」예단 앞서나갔다』…정지작업없이「不可」발표

  • 입력 1997년 5월 27일 07시 50분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가 지난 23일 청와대 주례회동 직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불가」 방침을 전달한 경위를 놓고 청와대측에서는 일종의 「사고(事故)」라고 표현한다. 이대표측이 김대통령의 의중,즉 「김심(金心)」을 너무 예단하고 행동으로 옮겼다는 얘기다. 청와대 보좌진이 당초 마련했던 수습방안은 김대통령의 입장표명 대신 이대표가 대선자금 부분을 적극적으로 설명한다는 시나리오였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동안 『복잡미묘한 92년 대선자금문제에 대해 대통령에게 부담을 모두 떠넘긴다』며 불만을 표시해왔다. 이같은 청와대측의 분위기가 주례회동 직전 이대표측에 전달된 것은 청와대관계자들도 시인한다. 당쪽의 설명도 비슷하다. 이미 입장발표 예정일이었던 21일을 고비로 「공개불가론」이 대세를 장악, 공감대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23일 주례보고를 마친 뒤 이대표는 당사에 도착, 평소 대변인을 통해 브리핑을 하던 관례를 깨고 직접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미리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A4용지 3쪽에 타이핑된 자료도 배포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이에 대해 『당쪽에서 해명한다는 「교감」은 있었으나 방식이나 시점은 적절치 못했다』며 마땅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무선에서의 정밀한 사전정지작업도 없이 『대선자금에 관한 자료가 없다』며 김대통령의 언급을 직접 인용함으로써 파장을 일으켰다는 불만이다. 청와대측의 이같은 반응에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곤혹스런 표정이었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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