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입장 U턴]『멋대로 대쪽』 李대표 비난 폭발

  • 입력 1997년 5월 27일 20시 02분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지난 23일 이대표가 청와대 주례보고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면서 빚어진 「92년 대선자금 공개거부 파문」은 27일 청와대의 「대선자금 입장표명」방침으로 4일만에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 때문에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내에서조차 이대표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 파문을 계기로 그동안 이대표의 돌출행보에 대해 「벙어리 냉가슴」 앓듯 가슴속에 쌓아둔 불만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이 당내분파행동을 자제하라고 지시하고 당내 일각의 대표직사퇴 주장과 관련, 대표중심으로 당이 단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는 이대표의 말도 사실은 이대표의 종용이나 자의적 해석에 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 비서관은 『대선자금 공개거부도 이대표가 멋대로 김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려 중국방문을 앞두고 「한 건」 하려다 「과수(過手)」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국당 대선예비주자들의 비난은 더욱 노골적이다. 이대표 공격에 선봉격인 李漢東(이한동) 朴燦鍾(박찬종)고문은 『이대표는 대표프리미엄을 이용, 청와대 주례보고를 통해 본인의 사사로운 의견이 당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왜곡시키고 있다』고 주장. 李壽成(이수성) 李洪九(이홍구)고문측도 이대표가 김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거부의사를 전하자 『김대통령이 그렇게 말했을 리가 없을 텐데…』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 「반(反)이대표」 세력은 이번 파문을 이대표의 대세론을 차단할 수 있는 호기로 보고 「대표직 사퇴」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 신한국당의 한 고위당직자도 『이대표는 지금까지 주례보고에 대해 상의하거나 대통령과 주고받은 얘기를 설명한 적이 거의 없다』며 이번 파문을 이대표의 정치력 부족과 독선적인 당운영에서 비롯된 「예견된 사고」로 해석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여권내부의 난조보다는 대선에서 가장 강력한 잠재적 경쟁자인 이대표가 경선승리에만 집착, 민심은 아랑곳하지 않고 때와 상황에 따라 말을 뒤집고 있다며 이대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채청·이동관·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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